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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하고 싶다는 마음, 현실로 옮기기까지 (자아실현, 재취업, 감정관리)

by eungaon 2025. 4. 26.

일하는 여성 모습


감정 회복 이후 마음 한구석에서 다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마음이 단순한 충동이 아닌 내 삶을 위한 방향임을 확신하기까지, 주부로서 겪은 심리적 변화와 준비 과정을 공유합니다.


1. 일하고 싶다는 감정, 처음엔 나도 당황스러웠습니다

저는 번아웃과 우울을 어느 정도 회복한 후에도 여전히 무기력한 날이 많았습니다. 감정 체크인 루틴 덕분에 하루하루의 기분은 관리하고 있었지만, 뭔가 허전하다는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유튜브에서 ‘50대에 첫 출근한 주부 브이로그’를 보게 되었습니다. 영상 속 그분이 웃으며 도시락을 싸고 지하철을 타는 모습이 너무나 부러웠습니다.
이상하게 그 영상을 본 뒤부터 ‘나도 다시 일해볼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사실 저는 결혼 전 직장생활을 8년간 했습니다. 일에 대한 애정도 있었고, 나름대로 실력도 인정받았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육아와 가족 중심의 삶을 살다 보니 어느새 ‘나’라는 사람의 경력은 고스란히 멈춰 있었고, 자신감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이런 변화가 나에게 진짜 필요한 감정인지, 아니면 단순한 탈출구처럼 느껴지는 감정인지 구분이 안 됐습니다. 그래서 다시 감정일기를 꺼내 들었습니다.
“왜 다시 일하고 싶은가요?”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써보았고,
가장 먼저 나온 말은 “내가 나로 존재하고 싶어서”였습니다.

그 순간 저는 알았습니다.
이 마음은 충동이 아니라 ‘회복’의 다음 단계였습니다. 감정이 안정되었기에 생겨난 새로운 욕구였고, 그 감정은 제가 놓아서는 안 될 신호였습니다.

 

소소한 팁
‘다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면, 무작정 이력서 쓰기 전에 나에게 먼저 인터뷰해 보세요. “왜?”, “어떤 형태로?”, “무엇을 위해?”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정리하면 혼란이 줄어듭니다.


2. 다시 일하기 위한 준비는 ‘내 감정 설계’부터 시작했습니다

일을 다시 하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현실적인 벽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가장 큰 장벽은 두려움이었습니다.
“나 같은 사람이 과연 어디에 필요한가?”, “이 나이에 새로 배우는 게 가능할까?”, “면접은 몇 년 만이지?”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감정이 **‘현실의 문제’라기보단 ‘감정의 문제’**라는 걸 알아차리는 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자존감이 낮아진 상태에서는 시도하기도 전에 포기하는 일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술보다 먼저, 마음 상태를 정비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정보 소비 방향을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이전에는 육아, 살림, 건강 정보 위주로만 유튜브나 블로그를 봤다면, 이제는 ‘재취업’, ‘경단녀 재도전’, ‘온라인 자격증’ 등 키워드로 검색을 바꿨습니다.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하나둘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접하면서 가능성을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그다음은 타임 블록 루틴 만들기였습니다.
아직 실제 취업을 하진 않았지만, 가상 출근처럼 하루를 나눠보기로 했습니다. 오전 10시~12시는 ‘일과 관련된 학습 시간’으로 정하고, 실제 컴퓨터 앞에 앉아 자격증 강의나 자기소개서 연습을 해봤습니다.
이 시간 동안은 청소도, 빨래도 하지 않았습니다. 집에 있어도 ‘일하는 시간’으로 스스로 구분한 겁니다.
처음엔 가족들도 어색해했지만, 점차 익숙해졌고, 저 스스로도 자존감이 회복되는 걸 느꼈습니다.

 

소소한 팁
작은 성공을 기록하세요. “오늘 강의 30분 들음”, “이력서 1줄 씀” 이런 자잘한 성과라도 메모해 두면, 그게 쌓여 다시 도전할 용기를 줍니다.


3. 나에게 맞는 일 찾기, 그리고 실행까지

‘일’이라고 하면 대단한 직장이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생각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나의 삶에 맞는 유연한 일부터 시작하자는 방향으로 전환했습니다.

저는 손글씨와 기록을 좋아했기 때문에, 우선 블로그 글쓰기를 다시 시작했고, 콘텐츠 관련 강의를 찾아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재택 가능한 온라인 콘텐츠 작성 일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소규모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급여는 크지 않았지만, ‘일을 다시 해냈다’는 감각이 전신에 퍼졌습니다. 아이가 학교 간 시간, 집안일을 마친 후 2~3시간 동안 타자를 치고 자료를 정리하는 일상이 제게는 또 다른 회복이자 성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하면서 새로운 관심 분야도 생겼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두려워서 넘겼을 작은 제안들도, ‘일단 해보자’는 태도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경험은 직업이 아니라 삶의 태도를 회복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다시 일한다는 것은 꼭 회사에 출근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재택 프리랜서로 소소한 프로젝트를 하며, 나 자신을 쓰임 있는 사람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행복은 어떤 상태가 아니라, 성장하는 움직임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느낀 ‘다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은 그 성장 본능의 표현이었고, 지금 저는 조금씩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소소한 팁
일이 꼭 돈이 되지 않아도 좋습니다. 봉사활동, 온라인 강의 듣기, 커뮤니티 참여 등 ‘사회적인 나’를 만들어가는 모든 활동이 경력 회복의 출발점입니다.


 다시 일한다는 것은 내 삶의 방향을 되찾는 일입니다

일을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만이 아닙니다.
그 마음속에는 ‘나도 성장하고 싶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다’, ‘내 삶에 내가 주도권을 갖고 싶다’는 깊은 욕구가 들어 있습니다.

회복된 마음 위에, 실천 가능한 루틴을 쌓고, 내가 나를 쓰임 있는 존재로 다시 정의하는 과정.
그것이야말로 주부가 다시 일상으로, 그리고 사회로 발을 디딜 수 있는 가장 건강한 방식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며 같은 마음을 품고 있다면, 망설이지 마세요.
일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오늘 당신의 작은 선택 속에 이미 시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