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침대에서 ‘조금 더’ 보내는 아침, 그게 전부를 바꿉니다
평일 아침 6시 반.
알람 소리에 눈 비비고 일어나
잠든 아이 흔들어 깨우고,
도시락 싸고, 물병 챙기고,
숨 돌릴 틈 없이 하루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주말 아침만큼은,
제 마음대로 시간을 씁니다.
"조금 더, 누워 있자.”
7시 반쯤 자연스럽게 눈이 떠져도
억지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창밖으로 비치는 햇살을 보며
이불 속에서 뒹굴거립니다.
아이도 같이 누워 있다면
"오늘 뭐 하고 싶어~?"
가볍게 묻고, 이야기 나눕니다.
대답은 늘 그렇죠.
“몰라~ 그냥 놀래.” ㅎㅎ
이 시간 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정했습니다.
핸드폰도 멀리 두고,
잠깐이라도 멍하니, 아무 생각 없이 누워 있는 시간.
그게 제 주말의 시작이자,
제일 중요한 회복 루틴입니다.
신기하게도,
누워 있는 이 30분이
나머지 하루를 완전히 바꿔 놓습니다.
바쁠 게 없다는 여유,
누구 눈치도 안 봐도 된다는 해방감.
그 여유가 있어야
제 안의 에너지가 다시 조금씩 차오릅니다.
2. 나만의 ‘커피 타임’을 지켜냅니다
주말 오전, 아이는 블록 쌓고
남편은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을 때—
저는 조용히 주방으로 갑니다.
드립 커피 하나 내려서,
조용한 제 공간으로 향합니다.
평일엔 늘 바빠서
믹스커피 한 잔을 허겁지겁 마시지만
주말만큼은 커피 한 잔을 '예식처럼' 즐깁니다.
컵에 뜨거운 물을 천천히 부으면서
커피 향이 퍼지는 그 순간.
“아, 이게 삶이지…”
나도 모르게 한숨처럼 나옵니다.
보통은 작은 메모장 하나 꺼내서
지난 일주일을 적어봅니다.
✔️ 내가 잘한 일
✔️ 힘들었던 순간
✔️ 다음 주 하고 싶은 일
그리고 아무것도 안 적힐 때도 있어요.
그럴 땐 그냥 음악 한 곡 틀고
창밖 바라보면서 멍—
그조차도 저에겐 큰 회복이 됩니다.
아이도 그 모습을 알아갑니다.
“엄마, 커피 타임이야?”
“응~ 엄마 오늘은 진하게 내려 마실 거야.”
그 대화 한 줄에
‘내 시간을 지킨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건 저를 ‘엄마’가 아닌
‘나’로 잠시 돌아가게 하는 작은 의식입니다.
3. 한 시간만 혼자 걷기, 머리가 맑아지는 시간
주말 오후쯤 되면
늘어져 있던 가족들이 슬슬 지루해하기 시작합니다.
TV는 질리고, 아이는 심심하다고 하고,
그때쯤 저는 슬쩍 외출을 제안합니다.
“○○야, 아빠랑 놀고 있어~ 엄마 혼자 잠깐 걷고 올게.”
동네를 천천히 걷습니다.
핸드폰은 무음으로, 가방도 없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골목을 도는 그 시간.
정말 마법 같습니다.
늘 아이와 함께 걷던 길도
혼자 걸으면 느낌이 다릅니다.
가게 간판도 더 또렷이 보이고,
꽃 피는 나무가 있었는지도 새삼스럽게 알게 됩니다.
걷다 보면 이런 생각도 들어요.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
마음속에 묻어뒀던 고민들이
걸음에 섞여 하나씩 풀리는 느낌입니다.
때로는 조용한 카페에 들어가
따뜻한 음료 한 잔 테이크아웃해서
벤치에 앉아 잠시 쉬기도 합니다.
30분, 길면 1시간.
그 시간 동안은 누구의 엄마도, 아내도 아닌
‘그냥 나’로 살아볼 수 있어서
저에게는 꼭 필요한 루틴입니다.
가끔은 남편이 말합니다.
“그 시간 갖고 오면, 당신 얼굴이 훨씬 편안해져.”
맞아요.
혼자 있는 그 짧은 시간이
가족에게 더 부드러운 나를 만들어 줍니다.
마무리하며
주말은 온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엄마가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누워 있는 30분,
커피 한 잔,
혼자 걷는 1시간—
그 작은 조각들이 모여
다시 한 주를 살아낼 힘이 됩니다.
주말마다 이렇게 말해보세요.
“나는 오늘 나를 돌봤어.”
그 말 한마디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다음 주도, 무너지지 않고 살아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