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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대로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공간 만들기 – 40대 주부의 마음 쉼터

by eungaon 2025. 4. 12.

주부의 공간 마음 쉼터


1. 깨끗한 집보다 더 중요한 건, 나를 받아주는 공간

언젠가부터 나는
집이 지저분하면 내가 엉망이 된 것처럼 느꼈다.
바닥에 먼지 몇 알만 굴러다녀도,
싱크대에 설거지가 쌓여 있어도,
“왜 이렇게 나는 안 되지?”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그런 날엔 괜히 가족에게 짜증도 났다.
아이 장난감이 안 치워져 있으면 “엄마 좀 도와줘”가 아니라,
“이거 대체 몇 번 말해야 하니!”
그리고는 한숨을 쉰다.
“정말 난 왜 이렇게 못나게 굴까…”

그런데, 어느 날 친한 친구의 집에 놀러 갔다.
너무 깨끗하지도 않고, 너무 어수선하지도 않은
그냥 ‘사는 집’ 같은 그 분위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살아도 되잖아.”

그때부터 조금씩 마음을 바꿔보기로 했다.
물건을 정리해도 되고, 안 해도 되고.
창틀에 먼지가 있어도 그날 햇살은 참 좋고.
이불이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아도
그 위에 아이랑 뒹굴며 웃을 수 있으면 된다고.

집은 나를 혼내는 곳이 아니라,
내 기분을 다독여주는 곳이어야 한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한다.


2. ‘나만의 구석’이 하나 있을 때, 하루가 덜 지친다

거실, 주방, 안방, 아이 방…
어느 공간도 온전히 내 것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
냉장고에 붙은 자석도, 벽에 걸린 시계도
모두 ‘가족 중심’의 것들이었다.
그 속에서 나는 점점 **‘주인공’이 아닌 ‘관리자’**가 되어갔다.

그래서 아주 작게,
정말 조그맣게 나만의 공간을 만들었다.
창가 작은 테이블 하나,
그 위에 좋아하는 책 몇 권과 향기 나는 캔들.
그리고 가끔씩 진한 커피를 한 잔 올려놓는다.
그게 끝이다.
하지만 그 구석에 앉아 있으면,
이 집에 내가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아이 하원 전에 20분,
밤에 모두 잠든 후 조용한 15분.
그 시간은 집 안 어디보다도
나를 진정시키는 작은 쉼터가 되어준다.
조금만 앉아 있어도 마음이 누그러진다.
“오늘도 잘 버텼어, 수고했어.”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내 공간이 그렇게 말해주는 것 같다.

그때 느꼈다.
정돈된 집도 좋지만,
마음이 안착하는 장소 한 군데면
하루는 덜 지친다고.


3.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따뜻한 우리 집

SNS에 올라온 멋진 인테리어,
유튜브 속 반짝이는 살림 영상들.
솔직히, 나도 가끔은 부럽다.
“어쩜 저렇게 정리 잘하지?”
“집이 꼭 카페같이 생겼네…”

하지만 화면을 끄고 내 집을 둘러보면,
비록 인스타 각은 안 나오지만,
아이 목소리가 들리고,
가스레인지 옆에 국물이 조금 흘러 있어도
이 공간에만 있는 우리 가족의 체온이 있다.

남편이 던져놓은 양말,
장난감 속에서 삐져나온 퍼즐 조각,
식탁 위에 반쯤 남은 바나나.
그 모든 게
우리가 ‘사는 집’이라는 증거다.

이제는 불을 끄기 전,
스스로에게 말해준다.
“오늘도 잘 살았어. 집도, 나도.”

이 집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나는 이 집을 완성해가고 있는 사람이다.
더 잘하고 싶지만,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할 때마다,
나는 매일 이 집에서 조금씩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 마무리하며

살림은 끝이 없고,
하루하루는 바쁘고 지치지만,
내가 사는 이 공간이 나를 토닥여줄 수 있다면
그 하루는 아주 나쁜 하루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조금 어질러져도,
아직 미완성이어도,
오늘도 나는 이 집을 살아내고 있고,
그 자체로 충분히 괜찮다고
우리 집이, 그리고 나 자신이 말해주는 듯해요.

당신의 집은 오늘 어떤 기분인가요?
혹시, 당신에게도
마음을 쉬게 해주는 ‘그 구석’ 하나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