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리하게 시작하면 오래 못 갑니다
운동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그날이 생각납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너무 낯설게 느껴졌던 날이었어요.
“내가 왜 이렇게 지쳐 보이지?”
그 물음 하나로 홈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의욕이 넘쳤습니다.
유튜브에서 ‘10분에 300칼로리’ 같은 자극적인 영상들 찾아
줄넘기하듯 숨이 턱턱 막히는 동작들을 따라 했습니다.
그리고… 이틀 만에 무릎이 아파서 멈췄습니다.
너무 무리했던 거죠.
그래서 마음을 바꿨습니다.
이번엔 정말 작게 시작했습니다.
첫날은 그냥 매트 펴는 것부터.
둘째 날은 팔 한번 들어보기.
셋째 날은 5분짜리 스트레칭 영상.
그렇게 며칠을 이어가다 보니,
어느 순간 15분짜리 루틴이 자연스럽게 몸에 익기 시작했습니다.
오전 10시에 딱 매트를 펴고 음악을 틉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목소리를 들으며,
몸을 천천히 움직입니다.
정말 중요했던 건,
‘내가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오늘도 했네. 잘했어.”
그 한마디가 생각보다 오래 갑니다.
40대의 운동은 더 이상 체형을 위한 게 아니더라고요.
무너지지 않기 위한 힘, 그게 가장 중요했습니다.
2. 가장 효과 있었던 루틴은 '이 조합'입니다
여러 홈트 영상을 시도해봤지만
저에게 가장 잘 맞았던 루틴은 의외로 단순한 조합이었습니다.
✔️ 5분 스트레칭 – 몸 깨우기
✔️ 10분 유산소 – 심장 뛰게 하기
✔️ 5분 코어 – 중심 잡아주기
✔️ 마무리는 3분 명상
이게 딱 23분 루틴인데요,
육아 중에도, 집안일 중에도 부담 없이 딱 좋은 시간입니다.
이걸 한 달쯤 해보니
몸도 그렇지만 마음이 더 달라졌습니다.
아이 등원시키고 집에 혼자 있을 때,
그 전엔 자꾸 침대에 눕거나 멍하니 폰만 봤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몸이 기억합니다.
“움직여야 할 시간이야.”
유산소는 보통 집에서 걷는 워킹 영상으로 대신합니다.
아이 뛰는 소리 안 들리게 이어폰 끼고
혼자 ‘하나 둘’ 소리내며 움직이면
진짜 신기하게도 잡생각이 사라집니다.
가장 신기했던 건,
운동하고 나면 이상하게 짜증이 줄어든다는 점이었습니다.
아이에게 화낼 일이 생겨도 한 박자 늦춰지더라고요.
남편이 눈치 없이 말해도
“아 그래~ 오늘은 운동해서 내가 넓은 마음이지~” 하며 웃게 됩니다. ㅎㅎ
이 조합이 저에겐 작은 구원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 루틴은 지금도
저를 ‘엄마’가 아닌 ‘나’로 돌려주는 유일한 시간입니다.
3. 못할 날도 많습니다, 그래서 ‘다시 시작’이 더 중요합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와, 이분은 꾸준히 하시는구나” 싶으실 수 있는데요,
아닙니다. 절대요. 저도 일주일에 2~3일은 놓칩니다.
아이가 갑자기 아프거나,
생리 주기 때문에 너무 피곤하거나,
그냥… 하기 싫은 날도 많습니다.
그럴 땐 “오늘은 쉽니다!” 하고 당당히 내려놓습니다.
중요한 건 ‘내려놓음’보다 다시 시작하는 힘입니다.
다시 매트를 펴고 처음처럼 다리 한번 쭉 뻗으면,
몸도 마음도 “아, 우리 다시 시작하는구나” 하고 반응합니다.
예전엔 한번 루틴을 놓치면
“또 실패했네”라며 자책했는데
지금은 그런 날이 있어도
“괜찮아, 내일 다시 하면 돼”라고 다독입니다.
홈트를 하면서 얻은 가장 큰 변화는
몸무게도 아니고 근육도 아닙니다.
스스로를 대하는 태도였습니다.
전에는 자꾸 부족한 것만 보였는데
지금은 노력하는 내 모습이 먼저 보입니다.
이게, 40대의 운동이 주는 진짜 가치 아닐까요?
마무리하며
홈트는 거창한 게 아닙니다.
유산소 몇 분, 스트레칭 몇 동작,
그 사이사이에 나를 위한 마음 한 조각이면 충분합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도 아니고
비키니 입기 위해서도 아닌,
그저 나를 지키기 위한 루틴.
지금 당장, 딱 5분만 따라 해보세요.
그리고 끝나고 거울을 보며 말해주세요.
“잘했어. 오늘도 나를 돌봤네.”
그게 쌓이면요,
진짜 살만한 하루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