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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집,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우는 중입니다 – 40대 주부의 감성 살림 이야기 1. 예전엔 ‘편하면 그만’이었다, 지금은 ‘좋아야 오래 본다’“그냥 대충 있던 거 써. 없어도 돼.”예전의 나는 참 자주 그렇게 말하곤 했다. 앞치마도, 수저도, 수건도. 뭐든 ‘그냥 있는 거’면 족했다. 육아에 살림에 허덕이는 날들이었으니까. 그땐 하루라도 빨리 끝내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았고, 살림은 그저 지워야 할 ‘투두 리스트’ 중 하나였다.그러다 어느 날이었다. 아침에 거실을 쓱 둘러보는데 왠지 마음이 휑했다. 해는 잘 들고, 집도 정리는 되어 있었는데 이상하게 차가운 느낌. “왜 우리 집엔 따뜻한 기운이 없지?” 스스로 던진 질문이었다. 곰곰이 들여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건 하나도 없었다. 꽃도 없고, 색감도 없고, 내가 고른 무언가가 보이지 않았다.그 순간 깨달았다. “아, 이 집에 나는 없.. 2025. 4. 12.
40대에 피어나는 내 취향 – 작은 기쁨을 찾는 법 1. 나는 뭘 좋아했더라, 그 질문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아이를 재우고, 설거지를 끝내고,소파에 털썩 앉았을 때 문득 떠올랐습니다.“나는 대체 뭘 좋아했지?”결혼 전엔 확실히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카페에서 멍하니 창밖 보기,혼자 전시회 다니기,조용한 책방에서 몇 시간 머물기.근데 요즘은…무엇을 좋아하는지도 헷갈렸습니다.그런데요, 웃기게도아이의 취향은 선명합니다.파란색 좋아하고, 자동차 좋아하고,블럭 쌓고, 공룡 다큐 보면 행복해하고요.그걸 보면서 깨달았습니다.나도 어릴 땐 그런 시절이 있었겠지.하지만 지금은 왜,내가 뭘 좋아하는지조차 희미해졌을까.‘취향’은 아무리 작아도나를 나답게 만드는 결정적인 단서인데,그걸 너무 오랫동안 내려놓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그래서 요즘 다시 해보고 있습니다.작은 것부터요.무엇.. 2025. 4. 12.
‘나답게 산다’는 게 뭘까 – 40대 주부의 마음 독립 1. 늘 누군가를 먼저 생각하던 나결혼 전엔 ‘나’밖에 몰랐습니다.무엇을 먹을지, 언제 잘지, 어디로 갈지도모든 결정의 중심에는 내가 있었죠.하지만 엄마가 되고,아내가 되고,며느리, 딸, 이모…여러 역할을 한꺼번에 품다 보니어느 순간부터는‘나는 어디에 있지?’란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아이 밥을 먼저 챙기고,남편 퇴근 시간 맞춰 반찬을 데우고,어머님 전화에 웃으며 대답하다 보면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잊어버리는 게 당연한 일이 되었습니다.그리고 그렇게 몇 년이 지나자,나는 늘 뒤에 서 있는 사람이 되었고,어느샌가 마음도 작아졌습니다.“난 왜 이렇게 예민하지?”“왜 다들 나한텐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마음속에서 자꾸만 삐걱거림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그럴 때마다 저를 다독였죠.“괜찮아. .. 2025. 4. 12.
밤 10시 이후, 엄마만을 위한 진짜 나의 시간 1. 불 꺼진 집, 불 켜진 나하루가 끝났습니다.아이는 잠이 들었고,집안은 조용해졌습니다.바닥에 널브러진 장난감도,쌓여 있는 설거지거리도 그대로지만…지금 이 순간, 그 어떤 것도 저를 방해할 수 없습니다.밤 10시.이 시간부터는 오직 저만의 시간입니다.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이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몸이 느긋해집니다.불을 다 끄고주방 조명 하나만 켜둡니다.그 조도 아래,나 혼자만의 온도가 만들어집니다.예전에는 아이 재우고 나면 바로 누워버렸습니다.피곤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었죠.그런데… 그러고 나면하루가 나 없이 끝나버린 느낌이 들더라고요.“나는 언제 나로 살아보지?”그 물음이 자꾸만 마음을 눌렀습니다.그래서 지금은이 10시 이후를 놓치지 않기로 했습니다.하루를 다 살아낸 저에게주는 작은 보상,불 꺼진 집 .. 2025. 4. 11.
주말에 나를 회복시키는 루틴 3가지 1. 침대에서 ‘조금 더’ 보내는 아침, 그게 전부를 바꿉니다평일 아침 6시 반.알람 소리에 눈 비비고 일어나잠든 아이 흔들어 깨우고,도시락 싸고, 물병 챙기고,숨 돌릴 틈 없이 하루가 시작됩니다.그런데 주말 아침만큼은,제 마음대로 시간을 씁니다."조금 더, 누워 있자.”7시 반쯤 자연스럽게 눈이 떠져도억지로 일어나지 않습니다.창밖으로 비치는 햇살을 보며이불 속에서 뒹굴거립니다.아이도 같이 누워 있다면"오늘 뭐 하고 싶어~?"가볍게 묻고, 이야기 나눕니다.대답은 늘 그렇죠.“몰라~ 그냥 놀래.” ㅎㅎ이 시간 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정했습니다.핸드폰도 멀리 두고,잠깐이라도 멍하니, 아무 생각 없이 누워 있는 시간.그게 제 주말의 시작이자,제일 중요한 회복 루틴입니다.신기하게도,누워 있는 이 30분이나.. 2025. 4. 11.
아이 하원 후, 무너지지 않는 저녁 루틴 1.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두 번째 하루오후 4시 반쯤, 현관에서 ‘달그락’ 소리가 납니다.“엄마~ 나 왔어!”그 순간부터 하루가 또 한 번 시작됩니다.오전의 평화로움은 휘리릭 사라지고,정신없는 시간이 휘몰아치기 시작하죠.예전엔 아이가 오면‘숙제는? 가방은? 손 씻었어?’숨 돌릴 틈도 없이 잔소리부터 시작하곤 했습니다.근데요, 그렇게 하면 저도 아이도 둘 다 지칩니다.그래서 지금은 달라졌습니다.아이와 눈 마주치며 꼭 안아줍니다.“오, 우리 ○○이 왔네~ 수고했어, 오늘 하루 어땠어?”딱 5분만 아이에게 마음 온도를 나눠주는 시간을 가집니다.이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아이의 표정이 바뀝니다.말투도 차분해지고, 저도 훨씬 여유로워지죠.그리고 바로 간식을 준비하지 않습니다.그 전엔 무조건 먹이고 봤.. 2025. 4. 11.